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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치킨 먹어야 할 타이밍인데 대장내시경이라니

꿈꾸는 치코 2021. 7. 29.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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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020 도쿄올림픽 야구 종목에는 총 6개국이 참가한다. 현재 오프닝 라운드 B조인 대한민국과 이스라엘의 경기가 진행 중이다. 치킨 먹어야 할 타이밍인데 내일 대장내시경이라니....

 

건강검진 예약일이 내일(30일)이라 점심은 흰 죽으로 먹고 3시부터 물 이외엔 아무것도 안 먹었다. 위 내시경까지만 하는 신랑은 오후 8시부터 금식이지만 대장내시경이 예약되어 있는 나는 3시부터 금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방 파업할 수도 없고 아이들은 간단히 닭안심구이 카레덮밥으로 저녁을 차려주고 난 주야장천 배고픈 배를 물로 채우고 있다. 

내가 대장내시경을 해야 하는 이유

건강에 크게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8년 전 건강검진은 꽤나 당혹스러운 결과를 안겨줬다. 생각지도 못한 대장 선종을 발견하고 급히 대장 길이 절반 절제 복강경 수술을 했다. 그래서 현재 난 대장이 남들보다 50% 짧은 여자다.

8년 전, 갑자기 지인 장례식을 다녀온 후 신랑은 막무가내로(?) 아픈 곳 없는 나의 건강검진을 예약했다. 참고로 신랑 회사 복지제도 중 하나는 배우자도 만 40이 넘으면 2년마다 대장내시경 비용이 무료이다. 그 당시 난 30대 후반이어서 내 돈 내고 검사하는 게 좀 아까웠다. 아프지 않았기에 몇 년만 기다렸다 해도 되는데 왜 예약을 했냐며 투덜거렸다. 그런데 신랑의 촉이 있었던 걸까?


다행히 대장내시경 이외는 배우자 무료검진이라니 그냥 못 이긴 척 홀로 씩씩하게 건강검진받으러 갔다. 내 생애 첫 대장내시경을 한 그날, 건강검진 센터에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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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내시경 후 담당 선생님께서는 대장암일 확률이 높다며 당장 큰 병원 가보라는 것이다.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어 적잖이 놀랐지만 난 울지 않았다. 머릿속이 복잡했지만 담담하게 신랑에게 전화를 했다. 신랑 회사는 검진 센터 바로 옆이라 소식 듣자마자 바로 왔고 잠시 숨을 고르고 어느 병원으로 가야 할지 이야기를 나누고 무덤덤하게 홀로 집으로 왔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그러나 혼자 집으로 오는 길, 지하철에서 왜 그리 눈물이 나던지 주위 시선도 잊은 채 난 그만 펑펑 울고 말았다. 그 순간 초2 9살 첫째, 4살 둘째 우리 아이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 이젠 어떻게 해야 하지? 우리 애들은? 신랑은?


아이들을 돌봐주던 지인 앞에서 펑펑 울고 나니 마음이 조금은 정리되는 듯했다. 최대한 대장 절제는 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 신랑과 난 여러 병원을 알아보고 내시경술이 가능한 아산병원을 방문했다. 그러나 아산병원은 수술 날짜 대기도 길었고 용종의 크기도 커서 내시경술 하다가도 급하게 개복수술까지 할 수도 있다고 한다. 한시라도 수술이 급한 상황이라 대기할 시간도 없어서 결국 개복수술 대신 복강경 수술이 가능한 서울대병원으로 정했다.


수술 전 담당 수술의 조차도 대장암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수술 후 조직 검사해야 정확하다는 말만 남기셔서 나의 걱정과 두려움은 수술 후까지 계속되었다.


2014년 12월 6일.

첫째의 생일파티를 전날(5일) 지인들과 집에서 간단히 하고 그렇게 난 큰 아이 생일날 입원했다. 아들 생일을 챙겨줄 수 있어서 참 감사했다. 그때도 참 울컥했었는데...


2014년 12월 6일 큰 아이 생일날 입원한 나. 그리고 4살이었던 둘째.

참 해맑은 너. 사랑스럽다.

참 해맑은 너. 사랑스럽다


아이들 출산 이후로 처음 병원밥 먹었던 그날의 수술은 잘 이루어졌다. 수술 후 조직 검사 결과 다행히 대장암은 아니었다.


대장암 전 단계인 선종
그럼 대장 용종이 모두 대장암으로 발전할까?

 


대장용종이 모두 다 대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대장 선종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그 크기가 커지며 점막이 대장암으로 변하면 상피내암(상피 조직에만 국한된 암)으로 발전하고, 그것이 기저막을 넘으면 진행성 대장암이 되고, 그 후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일어난다고 한다. 
즉, 대장 선종은 대장암의 전 단계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만약 대장내시경 상에서 대장 용종이 발견된다면 육안으로는 용종이 선종인지 확실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용종을 절제하여 조직 검사를 해 보아야 한다. 나의 용종은 크기도 꽤나 커서 나와 신랑, 그리고 의사 선생님 모두 90% 이상 대장암일 거라 추측했던 것 같다.


수술 후 다시 내원해서 조직 검사 결과를 들었는데 의사 선생님은 대장암의 바로 전 단계인 선종이라 암보험 못 탄다며 축하해(?) 주셨던 게 벌써 8년 전 일이다. 암요 암요 보험금이 중한 가요 암이 아닌 것만으로도 참 감사하지요. 


수술 후 특별히 주의할 점은 딱히 없다던 의사 선생님. 다만 술과 담배만 하지 말라고 했다. ​담배야 원래 피우지 않지만 술은 이젠 안녕. 평소 자주 술을 마시는 건 아니지만 가끔 지인들과 마시던 술자리도 이젠 난 주스로 대신한다. 술 한잔 먹으면 바로 장이 탈이 나서 화장실행이라 아주 곤혹스럽기 때문이다. ​1년에 한두 번 가끔 한 잔씩 했었는데 그때마다 어찌나 장이 탈 나던지 힘들다. ​이웃님들 치맥 사진 보면 한 모금하고 싶다는 생각 가끔 들지만 내 건강이 더 중하니 보고도 이젠 동요되지 않는다^^


다만 오늘은 정말 곤혹스러운 대장내시경 전처치용 세장제 크리쿨산을 먹어야 하니 너무나 힘들다. 주말에 2020 도쿄올림픽 야구와 여자 배구 경기 볼 땐 꼭꼭~내가 좋아하는 교촌 레드윙 시켜먹을 테닷!! 어웅 새벽 4시에 일어나 또 이걸 먹어야 하다니. 우리원 헬스케어는 대장내시경 세장제 좀 더 간편한 걸로 바꿔주면 좋겠다.

 

우리원 헬스케어
대장내시경 전처치용 세장제 크리쿨산

 

8년 전 수술 후 2년마다 대장내시경을 하고 있다. 이번에도 무탈하니 아무 일 없이 지나가겠지? 얼른 내일이 지나가면 좋겠다!


아 그나저나 야구 다시 이스라엘이 앞선다. 우리 LG 트윈스 오지환 선수가 투런 홈런 쳐서 기뻤는데 다시 역전 가즈아~

코리아 야구 대표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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