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기다리고 있던 일이던가 아이들의 전면 등교. 아이들이 전면 등교하면 내 시간이 늘어나 블로그 글쓰기가 더 활발할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 보니 딱 1개 글만 올렸다. 뭐하느라 바빴지?
중삼인 첫째의 기말시험 주간이다. 타 지역은 이미 기말고사가 끝나고 고입 준비로 바쁘던데 여긴 왜 이리 기말고사가 늦나 모르겠다. 화요일부터 시작된 기말시험은 오늘로서 끝난다.
수학과 과학을 싫어하고 어려워하던 아이는 이번 기말고사는 신경 써서 공부했는지 1개씩 틀려서 날 놀라게 했다. 더 놀란 건 수학은 반지름을 구해야하는데 지름이라 잘못 읽어서 실수했다는 사실.
2학년 1학기 수학 바닥을 기던 아이였는데 수학학원 1년 다니며 꾸준히 공부하니 성적이 오르긴 오른다 다행이다. 사실 본인도 조금 놀란 눈치다. 어라 공부하면 성적이 나오는 거였나 하는 분위기.
친한 친구들이 대부분 내신 점수 잘 나와서 은근 공부 안한걸 속상해하고 후회했던 아이였다. 그래서 마지막 시험이라도 유종의 미를 잘 거두길 바랐다. 마지막 시험이라 별 의미 없을지언정 그래도 아이와 나는 기분만은 최고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란 말을 실감하게 해 줬으니 말이다.
항상 좋은 점수를 받던 영어시험은 샘이 어렵게 낼 거라 했다기에 살짝 긴장하는 눈치였다. 2~3학년 통틀어 가장 어려웠고 수능 형식으로 나와 힘들었다는 아이들도 있던데 다행히 중삼이 첫째는 좋아하는 영어라 그런지 무난히 잘 봤다.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자신감 뿜뿜인 과목이 하나라도 있어서 말이다.
오늘 시험이 끝나면 이젠 고입 원서 쓰는 일만 남았다. 어차피 평준화지역이라 추첨 일명 뺑뺑이다. 복불복 고등학교 배정이라서 아이가 원하는 학교로 1 지망~ 11 지망 쓸 생각이다. 많기도 많은데 집 가까운 곳은 한 곳뿐이란 말인가 ㅠㅠ
난 새벽 6시 고속버스 타고 50여분 거리의 대도시 고등학교를 가느라 힘든 고등 생활을 했었다. 딱 1년 하니 체력적으로 힘들어 둘째 언니랑 자취생활을 시작했는데 그 당시 집 가까운 애들이 젤로 부러웠었다. 그래서 아이도 집 가까운 곳을 쓰길 바라는데 유일하게 가까이 있는 근처 고등학교는 1년 선배들이 엄청 무섭다는 소문이 났는지 11 지망으로 쓸거라 한다. 학교 다니는 주체는 아이이니 뭐 아이 원하는 대로 해야지 별 수 있나.
별생각 없는 나와 달리 주위 지인들은 다들 걱정이 한가득이다. 나만 너무 무사 태평한 건가 싶어 부랴부랴 영어, 수학 학원 선생님들과 고입 관련 상담을 한 뒤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 상담을 학교 선생님보다 학원 선생님이 더 세세하게 잘해주시니 참 아이러니하다. 학교란 과연 어떤 곳인지.. 점차 나의 기대감이 사라져 가는 학교. 코로나로 인해 학교의 민낯을 다 봐버린 기분이다. 지역별로 편차는 더욱 클 테지만 말이다.
시험이 끝났으니 이제 조금 더 세부적으로 아이가 어떤 학교를 가고파 하는지 이야기 나누려고 한다. 학교알리미 사이트 들어가서 각 학교별 교육과정도 조금 살펴보고 아이가 원하는 진로에 대해서도 이야기나누며 아이에게 더 유리한 곳 그리고 집에서 조금이라도 더 가까운 곳을 찾아봐야겠다.
오늘 시험이 끝나니 이젠 더 이상 중등 학부모가 아니라 고등 학부모가 된 기분이다. 아들과 더불어 나도 함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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