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설날 화상통화로 세배한 뒤 오랜만에 시댁으로 향했다. 어제는 5월 8일 어버이날이니까. 사실 직계가족 8인까지 모임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았다. 5인 이상 금지라 하여 신랑만 보내려 했는데 급히 계획 수정하여 우리 가족 4명 모두 함께 나섰다.
4시간 넘는 거리에 있는 친정은 어제 엄마와 통화하고 용돈 보내드리는 걸로 끝이다. 다행스럽게도 친정 가까이 사는 언니 셋이 지난주와 이번 주 토, 일 나눠서 엄마를 찾아뵈니 그나마 감사하고 미안하다. 수도권 사는 오빠와 난 매번 직접 챙기기가 힘들다. 거리가 조금 더 가까우면 좋을 텐데 아쉽다.
카네이션 화분과 용돈을 담은 봉투, 구리 농수산물시장에서 회를 뜨고 고당도 수박 한 통 사서 시댁을 방문했다. 이런 것보다 시부모님에겐 오랜만에 보는 우리 연형제들이 가장 큰 선물일 테지만 말이다. 아들 사랑 어머님은 신랑이 선물일까?
회를 좋아하지 않은 신랑과 둘째를 위해 최애 메뉴 등갈비찜을 미리 집에서 준비했다. 잘 먹는 모습 보여드리는 것도 효도라면 효도이기 때문이다.
아버님 어머님은 회와 회덮밥으로 맛있게 식사를 하시고 신랑과 둘째는 등갈비로, 나와 첫째는 회와 등갈비찜으로 오랜만에 식사를 함께 했다. 맛있게 먹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시던 시부모님.
부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곁에 계셨으면 좋겠다.그게 최고로 감사한 일임을 더욱 느끼는 요즘이다.
시댁에서 3시간 정도 있다 집으로 향했다.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한 둘째는 엄마 아빠 카네이션 꼭 사야 한다며 집 근처 꽃집으로 손을 이끈다. (첫째는 미리 만나기로 했다는 친구가 와서 바로 놀러감)
형이 없으니 엄마, 아빠 손잡고 외동 같다며 꽃집으로 향하는 둘째가 여전히 귀엽다. 신랑이 엄마랑 아빠는 일심동체라 꽃은 엄마에게만 하라고 했다. 그래 꽃은 한송이만으로 충분하다. 대신 달달한 음료 사달라고 요구한 나란 엄마. 신랑은 또 괜찮다고 ㅋㅋ초4 아들 용돈 아껴주는 건가요 신랑님아~
휘핑크림 잔뜩 올라간 시원한 카페모카 한잔과 좋아하는 주황빛 카네이션 한송이를 선물로 받고 집으로 귀가했다. 사진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싫어하는 신랑이 기념으로 찍어주니 후딱 길거리 인증샷도 남겼다. 고마워 아들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둘째가 준비한 게 있다며 살포시 내민다. 어머나 온라인 수업시간에 만든 어버이날 쿠폰북이란다.
올해는 카드가 없네 하며 아쉬워할 뻔했는데 이리 깜짝 선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언제나 아낌없이 엄마, 아빠에게 무한애정을 표현해주는 우리 예쁜 둘째♡
엄마, 아빠도 많이 많이 사랑해😍
친구들이랑 놀다 7시쯤 들어온 첫째. 요새 농구에 흠뻑 빠져 농구하다 느지막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7시에 들어오다니 양호한 귀가시간이다. 씻고 나오더니 무심한 척 우리 부부에게 건네는 깜짝 선물.
대디북과 마미북이란다. 자녀도 몰랐던 '아빠의 마음 다이어리', '엄마의 마음 다이어리'
분명 갖고 싶은 게 뭐냐고 물어서 낡은 텀블러 교체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서 주문한 걸로 아는데 어머나 이건 또 무엇? 깜짝 놀랐다.
사춘기를 지난 건지 진행 중인지 감이 사라졌지만 살짝 예민한 면이 있는 첫째이기에 조심스러운 요즘인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쓴(특히 내 카드) 손 편지를 건네다니 첫 줄 읽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나 주책인가?ㅠㅠ)
언제 이렇게 컸나 싶으면서 내 진심이 아들에게도 전해졌음을 알게 되니 더 큰 감동이 일었나 보다. 우는 날 보고 아들도 감동했는지 뿌듯해하는 것 같고 오랜만에 꼭 안으며 서로 고맙다고 이야기했다. 큰아들~ 엄마, 아빠도 우리 큰아들 사랑한다😍
그렇지 않아도 둘째가 형은 서프라이즈 대장이니까 카드 썼을 거라 이야기했다. 이벤트라곤 거리가 먼 신랑과 연애와 결혼 총 20여 년을 함께 살다 보니 아들의 깜짝 선물과 편지는 늘 나에게 큰 감동이다.
표현하는 법을 잘 모르는 우리 세대와는 달리 우리 아이들에겐 더 많은 사랑 표현을 하리라 다짐하는데 아이들도 이렇게 표현해주니 고맙고 감사하고 기뻤다.
아들의 말대로 귀찮아하지 말고 차근차근 나에 대해 알아보는 내가 직접 나만의 책 한 권을 써봐야겠다.
부모님들에겐 달랑 전화와 용돈, 얼굴 보이는 걸로 할 도리 다했다 생각하며 어버이날을 보냈다. 그러나 두 아이들의 정성 어린 손편지를 보니 아이들에게 고맙고 감사하고 부모님껜 미안한 마음이 교차된 2021년 어버이날이 이제 지났다. 내년엔 나도 엄마에게 손편지를 한 번 써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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