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어린이병원 : 오목가슴 수술 2번(너스바 삽입 2011년 5월 22일 , 너스바 제거 수술 2013년 8월 )
16년 인생 동안 3번의 수술을 경험한 우리 첫째. 태어날 때 유독 가슴이 움푹 패어 있던 아기였다.
왜 가슴이 이리 들어갔을까 고민만 하다 우연히 찾게 된 서울소화병원에서 담당 선생님께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아기가 오목가슴이네요."
이렇게 이야기하셨다.
오목가슴이 뭔지 잘 몰랐던 우리 부부는 집에 돌아와 검색하고 펑펑 울었던(나만) 기억이 난다.
가슴 기형, 오목가슴.
기형이란 단어에서 잠시 무너졌던 나였다. 그 당시 미안함과 두려움이 가장 컸던 것 같다. 항상 꼬리표처럼 내 아이에게 기형이란 단어가 붙어 다닐까 봐 겁이 났던 것 같다.
오목가슴은 앞가슴 흉곽이 선천적으로 과도하게 함몰된 기형이다. 여기저기 카페 기웃거리며 수소문해서 고대 안산병원을 찾아갔다.
당시 가장 유명했던 분을 찾아갔지만 결국 우린 그분에게 수술을 받지 않고 서울대병원 강창현 선생님께 수술을 했다.
과거에는 오목가슴의 치료를 할 때 크게 절개하여 갈비뼈를 수술했다면, 최근에는 보통 너스바라는 철심을 이용하여 치료를 진행하는 추세다. 바로 서울대병원이 너스바라는 철심을 이용한 일부 절개 수술을 했기 때문에 병원을 바꾸게 된 것이다.
너스바 삽입 수술은 갈비뼈 밑으로 너스바를 넣어 오목하게 들어간 갈비뼈를 들어 올려주는 교정치료이다. 치료 후 보통 1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하며 2년 뒤 그 너스바를 제거하는 수술을 한 번 더 진행해야 한다. 또한 수술 후 재발의 가능성이 존재할 수 도 있다고 했기에 마음이 많이 무거웠었다.
오목가슴은 보통 심폐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어릴 때 수술을 진행하여 심폐 발달에 문제가 없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어린 나이에 수술하면 회복력도 더 빠르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수술하는 것을 권해 주셨다.
또한 학교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대인관계에서의 스트레스를 받기 이전에 해 주는 게 좋을 것 같았기에 우리는 아이의 오목가슴 수술을 결정했다.
미용 때문이 아닌 건강을 위해서라도 오목가슴 수술은 꼭 필요했다. 더 늦춰지면 초등학교 중/고학년 때 너스바 제거 수술을 해야 한다. 따라서 오목가슴 너스바 삽입 수술은 5~6세가 제일 적당하다는 판단을 내린 우리 부부는 그렇게 첫째의 오목가슴 수술을 6세에 진행하였다.
그때 난 둘째 임신 7개월.
첫째는 늘 동생을 원했고 또한 이래저래 잔병치레 많이 한 첫째가 외로울까 봐 둘째가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우리 부부에게 생겼던 것 같다.
둘째를 임신한 몸으로 첫째의 간호를 해야 했지만 그 당시 난 임신한 걸 망각했던 것 같다. 내 앞에서 아이가 아파하는 모습을 본 부모 마음이란 한마디로 맘이 찢어진다.
6살 때, 그리고 8살 때 두 번의 수술을 마치고 2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한 후 지금은 더 이상 서울대병원 흉부외과를 찾지 않는다. 정상적으로 잘 자라고 있으니 더 이상 오지 않아도 된다는 담당 선생님의 말씀이 참 기뻤던 그날이 떠오른다.
하지만 최근 첫째가 자꾸 갈비뼈가 더 튀어나와 보인다, 가슴이 더 들어가 보인다는 등 미용상의 이야기를 할 때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렇다고 미용상의 이유로 다시 오목가슴 수술을 시키고픈 마음은 없기 때문이다.
근육과 살을 더 찌우도록 더 많이 먹고 근육 운동하자 아들아.
유전자 검사 결과 강남세브란스 병원
강남세브란스 병원 : 타석증 내시경 수술(2019년 12월 21일)
중1이었던 2019년, 갑자기 임파선 쪽이 여러 번 부어서 병원에 방문했지만 침샘에 문제가 있다고 발견한 병원은 단골 병원 소망의원이다.
매번 단골 병원이 문 닫았을 때인 저녁 7시 이후와 주말에 붓는 현상이 나타나 낯선 병원들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모두 임파선염이라 병명 내렸다. 사실 나 또한 임파선염을 앓은 적 있어서 위치상 임파선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첫째의 병명은 침샘에 돌이 생겨 나타나는 타석증이었다.
타석증 내시경술을 하는 곳이 우리나라에 딱 2군데뿐이라 그나마 집에서 가까운 서울 도곡동에 있는 강남세브란스 병원 임재열 교수님께 내시경술을 받았다.
2박 3일 일정으로 진행된 타석증 내시경술은 비록 간단한 수술에 속하지만 전신마취를 해야 하는 수술이다. 수술 마치고 병실로 돌아온 아이는 많이 아파했는데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진통제 잘 들어가는지 확인하는 것과 조용히 손만 잡아주는 것뿐이었다.
중1 아이가 웬 타석증에 걸렸는지 교수님도 의아해했지만 타석증 발생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다만 한 가지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구강호흡을 하기 때문이 아닐까? 뭐 의사들도 제대로 모른다는데 그냥 추측일 뿐이다.
타석증 내시경 수술을 무사히 잘 마치고 1년 반 정도 지난 지금 아이는 다른 후유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그러나 타석증 수술 전 검사를 하는데 심전도가 조금 이상이 있었던 아이는 여전히 병원을 멀리할 수가 없는 현실이다.
강남세브란스 병원 : 심장초음파 검사 (2021년 2월 4일)
타석증 수술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소아청소년과에서 수술 후 1년 뒤 심장초음파 추적관찰을 요구하셨다. 지난 2월 4일 심장초음파를 다시 하고 결과를 확인하러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내원했다.
다행히 심장초음파 검사 결과 이상 증세는 없었다. 하지만 오목가슴 증후군으로 여러 가지 종합적인 증상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만 16세까지는 매년 1번씩 심장초음파를 통해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다른 이상증세가 출현될 것을 미리 예방하고자 유전자 검사도 권유하셨다.
아이가 아프다는데 검사 안 할 부모가 없겠지만 강남세브란스 병원 소아청소년과와 나의 진료 궁합은 그다지 맞지 않음을 매번 갈 때마다 느낀다.
수술 전 검사(천식끼 있어서 소아청소년과와 협진이루어짐)때부터 마지막 소견서와 의무기록 서류 발급 때까지 병원 갈 때마다 뭔가 여긴 시스템이 나랑은 맞지 않구나 혼자 매번 되뇌었다. 타석증 수술 잘 끝난 게 감사할 뿐이다.
다시 방문하고 싶지 않은 강남세브란스 병원.
지난 2월 4일 첫째는 뼈 성장과 관련해서 2가지 약을 처방받았다.
바로 유한양행 삐콤정과 다림바이오텍의 디카맥스디정 6개월 분을 처방받아왔으며 현재 꾸준히 매일 식사 후 복용 중이다.
유한양행의 삐콤정[비타민 보급제 : B군, C ]
다림바이오택의 디카맥스디정[칼슘보충제: 칼슘 + 비타민D]
첫째도 평소 뼈 건강에 걱정하는 눈치라 처방받은 두 약을 잘 챙겨 먹는다.
그리고 은영민 선생님께서 권유하신 유전자 검사(비용 65만 원 정도)와 피검사를 2월 10일 유전학과 이현주 선생님 상담 후 진행했다. 피검사는 1주일 뒤에 나왔는데(전화 진료 받음) 비타민D가 평균치보다 훨씬 낮아서 미리 약 처방받아먹는 게 다행이었다. 비타민D 수치가 정상이면 30 이상, 부족하면 20 이하, 결핍이면 10 이하인데 첫째는 15라 부족한 상태였던 것이다.
코로나로 인해 바깥에 나가 햇빛 쐴 일이 거의 없었던 2020년이라 나름 이유 있는 결과라 생각이 들었다. 피검사 이전에 미리 비타민D와 칼슘 영양제 처방 내려준 소아청소년과 은영민 선생님에게 감사했다.
(그러나 이분도 아이들에겐 엄청 친절하시던데 뭐 하나 물어보려고 하면 자기 말을 재빠르게 해 기선제압을 하셔서 조금 불편했다.)
강남세브란스 병원 : 유전자 검사 결과 확인차 방문(2021년 4월 13일)
일반 피검사와 더불어 진행된 유전자 검사(이것도 피로하는 검사지만) 결과가 드디어 나와서 어제(13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다녀왔다.
보호자만 와도 된다고 해서 첫째는 학교에 가고 혼자 가려고 했는데 결과 궁금한 신랑이 연차를 내서 함께 다녀왔다.
유전자 검사에 대한 복잡한 설명을 먼저 하고 아이의 결과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결론은 뼈 성장에 있어서 특이한 유전자 변이는 발견되지 않아서 한시름 놨다.
살짝 비싼 유전자 검사를 권유한 게 약간 멋쩍어 보이는 모습은 나만의 착각이려나? 암튼 검사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었고 다만 척추측만증이 조금 있으니 자세에 더 신경 쓰라는 말을 들었다.
검사 결과 듣는 데는 5분도 채 안되었다. 타석증 때문에 이곳을 방문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과는 별개로 지속적으로 추적 관찰할 부분이 생겼기에 고민이 된다.우선 거리가 너무 멀다. 물론 궁합도 안 맞아서ㅋㅋ
집 근처 새로 생긴 을지대학병원으로 전원 하려고 기타 서류를 신청하고 기다리는데 소아청소년과에서 30분 넘게 시간을 소비한 탓에 마지막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이미지는 점점 나빠져갔다.
그리고 마지막 영상발급센터에서 의무기록지를 발급받으려고 10여분 이상 대기하고 기다렸다.그러나 아이의 학생증이 없어서 발급받을 수 없었다.
급하게 주민등록등본도 무인발급기에서 발급받아 제출했건만 만 14세 이상은 청소년증이나 학생증이 꼭 있어야 한단다. 물론 아이의 위임장도 필요하다. 위임장은 어떻게 해보겠는데 학생증이 없는 관계로 그냥 되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병원 규칙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난 아이의 엄마이고 내 신분증과 주민등록등본(혹은 가족관계 증명서)을 냈는데도 아이의 학생증이 없어서 의무기록지를 발급받을 수 없다니 조금 아쉬웠다.
그나마 영상발급센터 직원이 인터넷으로 서류 신청하는 방법을 친절히 안내해 주었던 점과 세브란스병원 1동 지하주차장을 찾는데 길을 알려준 청소 아주머니 덕분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던 강남세브란스병원.
(1동 지하주차장 3층에 차를 주차해놨는데 지하 2층까지만 엘리베이터 연결되어있고 3층 가려면 1층 밖으로 나가 다른 건물로 가야 한다 ㅠㅠ)
이젠 정말 거리두기 하자 강남세브란스병원.
종합병원 한 번 다녀오면 기운이 쏙 빠진다. 더욱이 내 신경을 건드리는 일이 생기면 정말 힘이 주르륵.
추적관찰은 꾸준히 진행하겠지만 더 이상 아이를 수술 대위에 올리는 일은 없길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란다. 병원이랑 거리두기 하고프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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